공성훈(1965-2021)작가가 1월 11일 향년 56세로 별세했습니다.
공성훈 작가는 연극 장치로 변모해버린 자연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을 캔버스 위에 풀어내면서 회화작업에 전념했습니다. 그가 그려낸 자연은 기념 엽서로 전락한 역사적 장소와 같이, 그 본래의 빛을 억압당한 채 우리의 시선을 견뎌내고 있는 듯 합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이 투시된 자연의 현주소를 밝혀내며 우리가 통제하려 함에도 불구하고 그 틈을 비집고 드러나는 자연의 건재함, 그 근원적인 힘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언뜻 풍경화처럼 보이는 그의 그림은 전체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간의 흔적에 의해 세속화로 변모하며, 자연을 대상화하고자 하는 우리의 실상이 얼마나 초라하고 부질없는지 드러냅니다.
작가는 2001년부터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2019년 이인성미술상(한국)과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한국)을 수상하였습니다.
공성훈 작가의 명복을 빕니다.
[갤러리] 공성훈 (1965-2021)
11 January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