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나 굿즈 같은 서브컬처 수집품으로 작업한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조각보단 피겨에 먼저 관심이 간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판매를 전제로 한 상품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뚜렷한 목적이 없는 합성수지 모형이 미술품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피겨를 통해 여러 작품과 예술 분야를 거꾸로 알게 된 것처럼, 관객들도 내 작품을 통해 더 넓은 미술을 알아가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수집’이라는 행위는 작업에서 어떤 의미인가?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것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는 과정에 가깝다.
‘모으기 좋아하는 사람’보다 ‘모으면서 질문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레진킷이나 피겨는 매년 ‘원더 페스티벌’ 같은 행사에 방문해 직접 구입하는데, 지금은 개인 소장품이지만 언제 작업 재료가 될지 모른다. 수집과 전시의 경계에 놓인 사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