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기의 작품 Dumulmeori 2024-1 (2025)은 유한함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드러낸다. 낙엽에서 추출한 색소로 인화한 뒤 산소가 차단된 아크릴 챔버 안에 봉인한 사진 작품이다. 잎을 곱게 갈아 염료를 만들고, 통제된 환경 속에서 색을 안정화시키는 과학적이고 정교한 과정은 마치 의식에 가까운 헌신적 태도를 보여준다. 작품 속 이미지는 ‘보존하려는 행위’와 그 행위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동시에 기록한다. 자연의 색은 사라져가는 과정 자체를 증언하는 기록이 된다.
해외 이주로 인한 정체성의 갈등을 다루는 한국 신진 작가들의 전시를 조명한다.
20 Novembe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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