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변천사'로 다시 읽는 100년 미술사 [김지은의 아트 레이더]

권오상은 대학 시절 ‘가벼운 조각’에 대한 고민 끝에 사진을 새로운 재료로 선택했다. 3미터에 달하는 작품 ‘기마경찰’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축구 훌리건을 제압하던 기마경찰을 모델로 한다. 보통의 말보다 1.5배가 넘는 거대한 사이즈에 압도된 작가는, 뒷발에 차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말의 엉덩이를 찍을 때면 멀리서 줌 렌즈를 당겨야 했다. 긴 촬영이 지루해진 말은 훈련장을 한 바퀴 돌고 올 때조차 자신을 향하는 카메라를 의식했다. 작가만큼이나 집요했던 말의 시선도 3000번이 넘는 셔터 소리에 담겼다.

  
9 February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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