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 불연속연속

김유태, 매일경제, 20 August 2025

화가의 캔버스는 대개 하나의 막으로, 앞과 뒤가 분명히 구분된다. 전면은 예술가의 사유와 철학이 펼쳐지는 무대이지만, 후면은 배제된 공간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진주의 작품에선 캔버스는 더 이상 도식화된 단일한 막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화면이 원통형으로 휘어져 호(arc)를 이루거나, 여러 장의 캔버스가 겹겹이 포개진 듯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 겹쳐진 막과 막 사이에 배치된 오브제들은 작가의 실험적 의식을 한층 도드라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