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고 기울인 캔버스, 신체의 일부만 보이는 인물, 막에 가려진 아리송한 뒷모습…. 전시 마지막 작품을 빼면 대상을 온전히 열어 보이는 그림이 없다. 자르고 가리고 비껴볼 수밖에 없는 불편한 것에 대한 시선이다.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10월 9일까지 이진주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의 개인전 ‘불연속연속’이 열리고 있다. 동양화의 세밀한 필치로 정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동시에 파격을 시도하는 작가. 여백만큼 캔버스를 잘라내 버리는 ‘셰입드(Shaped) 캔버스’ 연작, 인체 일부만 그리고 주변을 짙은 검정으로 칠한 ‘블랙 페인팅’, 캔버스를 접고 기울인 ‘입체 회화’ 등 54점이 나왔다.
이진주, 불연속연속
김민정, 조선일보, 9 September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