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세인 박, 아방가르드는 포기하지 않는다

박의래, 연합뉴스, 14 November 2025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개최한 '시그널 온 세일'(Signal on Sale)의 '디지털 아트 쇼케이스'로 아트링크갤러리, 갤러리조선, 국제갤러리, 백아트,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피비갤러리, 학고재 등 7곳에서 16일까지 진행된다.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인세인 박의 개인전 '아방가르드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미술관 훼손을 주제로 한 '반달리즘'(vandalism·문화재나 예술품, 공공시설 등을 고의로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을 디지털 영상 등으로 풀어낸 전시다.

작가는 '갤러리즈'(Galleries)라는 글자 내부에 성냥을 가득 채운 뒤 공터에서 비닐봉지로 만든 가면을 쓰고 글자를 태우는 퍼포먼스를 한다. '갤러리즈' 철자 중 '거짓말'을 뜻하는 'LIES' 글자에 먼저 불을 붙여 이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암시한다.

이 모습은 작가가 기록을 위해 촬영한 영상, 방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제삼자가 찍은 영상,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TV(CCTV)에 담긴 영상 등 세 가지 시점으로 담겼다.

작가는 CCTV 영상 파일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메모리, 낙서를 위한 스프레이 페인트, 비닐봉지 가면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반달러를 위한 키트'를 제작하고, 여기에 작품 보증서와 사용 매뉴얼을 더해 100개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소장을 원하는 사람은 22만원을 내고 이 키트를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