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실의 회화는 몸에 새겨진 파동을 자연의 풍경으로 옮겨 놓으며, 고통 이후에도 세계는 계속 움직인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17일부터 여는 이은실 개인전 ‘파고’는 출산이라는 경험을 숭고함이나 비극으로 소비하지 않고, 신체에 남은 흔적을 자연의 언어로 번역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이은실이 오래도록 숙고해 온 ‘출산’이라는 경험을 처음으로 전면에 드러내는 자리다. 동양화 기법을 기반으로 작업해 온 그는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규범이 충돌하는 지점의 감정들을 회화의 은유적 언어로 번역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