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실, 파고

김현, 아트조선, 17 December 2025

2026년 1월 31일까지 이은실 개인전 '파고'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이은실은 동양화 기법에 기반하여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규범이 충돌하는 지점의 감정들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문명사회에서 억압되거나 은폐된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욕구를 응시하고, 그로부터 비롯된 심리적 갈등을 회화의 은유적 언어로 번안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최하는 첫 개인전이자 오래도록 숙고해 온 ‘출산’이라는 주제를 최초로 전면에 드러내는 자리이다. 개인이 삶 속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변곡점을 파도의 높이에 비유하는 전시명 아래 총 10점의 신작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1층과 지하1층에서 조명한다. 한편, 같은 기간 3층과 4층 전시장에서는 이은실이 2007년부터 2024년까지 제작한 과거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관습과 사회 규범에 투항하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을 묘사한 초기작부터, 점차 외부적 요인을 제거하고 내면의 정서적 파동에 주목하는 근작 화면까지 작품세계가 나아온 경로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