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몸은 아이를 잉태하고 낳는 과정에서 참혹하게 터지고 부서진다. 육아 역시 전쟁에 비견될 정도로 힘들고 어렵다. 이 과정에서 평생 쌓아온 경력이 흔들리거나 단절되는 일도 잦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주기도 한다.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은실(42)의 개인전 ‘파고’에는 출산의 이 같은 양가적인 성격을 다룬 작품들이 나와 있다. 작가는 14년 전 첫 아이와 9년 전 둘째를 낳으며 경험한 일과 감정, 생각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