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숙, 보라, 저 여자가 노래하고 춤춘다

천수림, 문화경제, 3 March 2026

군부독재 시절 ‘미친년’은 체제가 설정한 ‘정상성’의 범주를 벗어난 여성을 낙인찍고 사회적으로 격리하기 위한 강력한 통제 도구로, 단순히 정신질환을 앓는 여인을 지칭하는 게 아니었다. 가부장적 질서와 국가주의에 순응하지 않는 여성을 통제 불가능한 존재로 타자화해 여성의 발언권을 박탈했다. 작가는 사회가 부여한 ‘미친년’이라는 이름을 통해 오히려 “그래, 내가 바로 그 미친년이다”라고 선언하며 피해자 위치에서 주체적 행위자로 변모시킨다. 그녀의 사진이 이런 퍼포먼스적 성격을 띠는 데는 마치 굿이나 살풀이처럼 사회적 치유과정으로 활용한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