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실

이은실(b. 1983)은 동양화 기법에 기반하여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규범이 충돌하는 지점의 상황들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현대사회에서 억압되거나 은폐된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욕구를 응시하고, 그로부터 비롯된 심리적 갈등을 회화의 은유적 언어로 번안하는 것이다. 초기 화면이 전통적인 관습과 사회 규범에 투항하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을 한옥의 건축 구조 및 무명의 동물 형상에 투영하여 묘사하였다면, 2020년대 이후의 근작은 점차 외부적 요인을 제거하고 주체의 내면세계 속 정신적 상태 및 정서적 파동을 추상적인 장면으로 번역하는 면모를 보인다. 이은실은 동시대 인간 존재가 필연적으로 경험하지만 사회 체계 안에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된 감정들, 담론에서 배제된 서사들을 화면 위로 불러낸다. 그의 회화는 개인의 내밀한 기억 속에 묻어 둔 이야기들을 전면에 이끌어냄으로써 보다 보편적인 세계와의 공명을 시도한다.

이은실은 1983년 출생으로 200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후 2014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울, 한국, 2025), No.9 코크 스트리트(런던, 영국, 2024), P21(서울, 한국, 2021), 유아트스페이스(서울, 한국, 2019), 두산갤러리 뉴욕(뉴욕, 미국, 2016), 창강빌딩 1003호(서울, 한국, 2013),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서울, 한국, 2010), 대안공간 풀(서울, 한국, 200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쾨닉 텔레그람픈암트(베를린, 독일, 2025), 국립현대미술관(서울, 한국, 2024; 과천, 한국, 2008), 경기도미술관(안산, 한국, 2024; 2008), 일민미술관(서울, 한국, 2022), 서울시립미술관(서울, 한국, 2022; 2021), 금호미술관(서울, 한국, 2016), 리움미술관(서울, 한국, 2014), 아메리칸대학교 미술관(워싱턴 DC, 미국, 2016) 등이 개최한 단체전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인천아트플랫폼, 송은 아티스트 스튜디오, 두산 레지던시 뉴욕, 쌈지스페이스 창작스튜디오 등 국내외 주요 레지던시에 입주하여 작업했다. 2007년 《제29회 중앙미술대전》,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2008》, 2014년 리움미술관의 《아트스펙트럼 2014》 등 주요 전시 참여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19년에는 제19회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하여 주목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송은, 아라리오컬렉션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