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태: PiXEL

7 March - 21 April 2019 Seoul
Press release

황규태 작가는 데뷔 이래 언제나 실험 사진의 최전방에서 다양한 시도들, 예를 들어 60년대에 이미 필름 태우기, 차용과 합성, 아날로그 몽타주, 이중 노출 등을 시도해 문제적 작가로 그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후 80년대부터 시작된 디지털이미지에 대한 관심은 디지털 몽타주, 꼴라주, 합성 등의 다양한 실험으로 이어졌다. 그 긴 과정의 끝에서 이미지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네모 모양의 작은 점들을 일컫는 ‘픽셀’을 디지털 이미지들 속에서 발견했고, 그 기하학적 이미지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시각적 유희에 매몰되었다. 그렇게 <픽셀>시리즈가 시작되었다.

 

황규태 작가의 <픽셀> 시리즈에는 사진의 기본인 ‘촬영’과정이 기본적으로 부재하거나 현저히 부족하다. 대신 ‘선택’과 ‘확대’가 존재한다. 다시 설명하자면, 그의 작품은 여느 사진 작품처럼 대상을 카메라로 촬영해 그 형상을 감광막 위에 나타나도록 하는 과정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나 모니터 등을 자유 자재로 선택하고 확대할 때 발현되는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픽셀을 집요하게 발견하고 기록, 그리고 여러 방식으로 시각화, 물질화 하는 것이 기본 골자다. 그 과정에서 전통 사진의 주요 쟁점인 ‘지표성’의 가치는 희소해지고, ‘선택’과 ‘확대’라는 방법의 특성상 원본 이미지에서 파생되는 결과물들은 무한해진다. 이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보느냐 마느냐는 문제의 핵심이 되지 않는다. “나는 만들지 않았고, 픽셀들을 선택할 뿐”이라고 말하는 그의 전방위적 작품들은 ‘예술’의 전통적인 범주나 양식사적 접근으로 축소해서 볼 게 아니라, ‘이미지’ 연구의 관점에서 조금 더 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황규태 작가는 193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경향신문사 사진기자를 거치며 본격적으로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50년대 말부터 독자적으로 사진을 연구하고 사진가로 활동하던 그는 1973년 서울 프레스 센터 개인전을 시작으로 금호미술관, 아트선재센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그리고 일본, 미국 등지에서 총 17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등 여러 국공립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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