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lur L.N.: Bon Appetite

9 February - 18 March 2007 Seoul
Press release

아라리오 서울에서는 인도의 전속작가 탈루LN의 개인전을 준비하였습니다. 탈루는 수보드 굽타Subodh Gupta, 지티쉬 칼라트Jitish Kallat, 바르티 커Bharti Kher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의 젊은 예술가 중의 한 명입니다. 인도의 미조르 대학Mysore University과, 바로다 대학Baroda University에서 회화와 박물관학을 수학한 후 영국의 리즈 대학에서 컨템포러리아트를 전공한 탈루는 오랜 해외 체류로 말미암아 다른 인도 작가들에 비해 뒤늦게 조망을 받았지만, 최근 다른 작가들과 차별되는 시각적인 신선함과 개념적인 완전함으로 주목을 받아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탈루의 작품들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어느 나라에서도 근원을 찾기 힘든 극단적으로 이국적인 시각성으로 보는 이의 관심을 유발합니다. 유럽의 전통적인 순수예술이나 고전양식과는 확연히 다르며, 수 차례 현대미술의 모티브가 된 아프리카 민속 미술의 전통과도 다른, 그리고 최근 세계 미술계의 핫이슈가 되어 우리의 눈에 익숙해진 중국을 위시한 동북아의 미술과도 구분되는 탈루의 작업은 부분적으로는 인도 조각과 건축 양식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탈루의 작업이 보다 확연하게 기존의 예술과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그의 작업이 인도의 굳건한 철학적 전통에 기반해서 현대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탈루는 동북아를 포함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인도적인 것들(유럽의 시각에서보자면 오리엔탈한 것들)을 작품의 형식에 차용하여, 재치와 유머로 그 상투적인 의식을 비꼬며, 때로는 허무주의적인 태도로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합니다. 또한 정치적인 글로벌리즘이 어떻게 예술과 우리의 일상에서 일상화 되어 있는지를 작품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특히 관객의 각성을 유발하는 재치있는 제목들은 그의 작업들을 다시 보게 합니다. 탈루는 아라리오 베이징의 전시에서 기념품 제조기; 미국 디자인, 인도 개념, 중국 제조, 한국 후원, 그래… 우리는 깃발 아래에서 생각하게 되어 있지…(2005-2006) Souvenir Maker: Made in USA, Conceptualized in India, Made in China, Sponsored by Korea, Yes… we are conditioned to think under flags… 라는 제목으로 철조망을 만드는 기계를 설치하고, 기계에서 제조된 철조망을 예쁜 병에 담아 기념품으로 관객에게 나누어주는 인터랙티브-설치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종이와 호랑이 Paper and Tiger(2006) 역시 힘 없는 종이 호랑이를 연상시키는 제목으로 검게 타버린 인도식 장난감 목마 같은 호랑이가 잔뜩 발기된 성기로 신문(당연히 종이로 만들어진)을 강간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개인전을 위해 새로이 제작한 다른 작품들, 코코넛을 이어 붙여 천장에서부터 동아줄로 매달아 자살한 인간의 형상을 연출하는 <목매달기 Hang Over(2006)>, 매끈하게 도색된 나무로 제작되었지만 얼굴의 일부만 부식되어 멋드러진 은거울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얼굴을 살리자! Saving Face!(2006)> 등은 현대사회에 대한 섬뜻하고 신랄한 비판을 담아내면서도 여유로운 인도식 유머와 풍자로 표현하는 탈루만의 독특한 방식이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탈루의 작업은 동양 철학의 여유로우면서도 풍자적인 사고방식과, 서구적인 논리가 결합하여 강렬한 시각적 파장을 생성합니다. 부산 시립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인도 현대 미술전 HUNGRY GOD에서도 전체 작가들의 개념적인 중심에 자리잡고 있던 탈루의 작업세계를 통해 인도 현대미술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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