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정: 세계는 세계화한다: 개인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2025년 6월 18일(수)부터 8월 2일(토)까지 조각가 엄태정(b. 1938) 개인전 《세계는 세계화한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작품부터 지금까지 잘 소개되지 않았던 조각 작품과 신작 조각, 회화, 드로잉 총 27점을 선보이며 엄태정의 예술 세계와 철학을 탐구한다.
엄태정의 작품세계는 고유한 질서의 공간 안에서 사물과 인간, 시간과 공간이 끊임없이 교차하며 고정된 형상이 아닌 살아 있는 구조로서의 존재를 탐구한다. 그는 철,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의 물성과 조응하며 그 안에 시간, 정신성, 존재의 깊이를 담아낸다. 철의 물질성에 매료되어 초기에는 강렬한 철 조각을 선보였으며, 이후에는 구리, 청동, 알루미늄을 활용하며 사물의 사유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조형성에 몰두해 왔다. 엄태정의 작품은 시적이고 명상적인 공간을 품으며, 단순한 형상을 넘어서 하나의 세계를 열고 인간이 머무는 열린 장을 형성한다는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동양적 철학, 전통적 자연관과 우주론을 사유하는 작업 세계는 물질과 정신을 아우르는 깊은 조화를 이룬다.
엄태정은 한국 현대 추상 조각의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196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60년 넘게 조형 예술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뒤,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런던예술대학교에서 조각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심화했다. 1981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로 재직하며 금속 조각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제16회 국전 국무총리상(1967), 한국미술대상전 최우수상(1971), 김세중 조각상(1989), 이미륵상(2012) 등을 수상하였다. 엄태정은 게오르그 콜베 미술관(베를린, 독일, 2005), 성곡미술관(서울, 2009), 아라리오갤러리(서울, 천안, 2019),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서울, 2022) 등에서 주요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소마미술관 등 국내 주요 미술관의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또한, 상파울루 비엔날레(브라질, 1973, 1975), 프리즈 런던 스컬프처(영국, 2019) 등 국제 무대에서도 활동했으며, 서울 올림픽공원(한국, 1988), 두브로바 조각공원(크로아티아, 1990), 인천국제공항(한국, 2002), 베를린 총리공관(독일, 2002) 등 국내외 주요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되었다. 엄태정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등 국내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