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혜선: 가장 보통의 이야기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은 한국화 작가 좌혜선(b.1984-) 의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 를 개최한다. 작업 전체를 관통하는 ‘먹고 살고 돈을 버는 일상적 삶’을 주제로 한 채색화 신작들과, 15점짜리 목탄 드로잉 연작, 손글씨 텍스트 작업 등 4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일상의 장면들을 통해 ‘가장 보통의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1층 전시장에서는 장지에 분채를 두터운 밀도로 여러 겹 덧칠하고 다시 닦아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진 어두운 색조의 채색화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거리에 서있거나, 어딘가를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지만 누구인지 명확히 알아볼 수는 없는 그림 속 인물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사연들을 추측하게 한다. 또한 현실과 기억 속 장소가 공존하는 풍경, 그리고 빛과 어두움의 대비는 우리에게 평소 익숙한 장면을 낯설게 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가는 지하 1층 전시장에 최초로 목탄 드로잉 연작 15점과 짧은 소설 텍스트 작업 15점을 선보인다. 100호 크기의 종이에 반복해 선을 긋고 손으로 문질러 만들어진 흑백의 풍경들은 각각 단편적인 삶의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이들이 하나로 이어져 만들어진 가로길이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파노라마 풍경과 인물들은 현실의 시공간을 초월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한편, 목탄드로잉과 함께 전시된 15편의 손글씨 텍스트 작업들은 작가가 20대에 방문미술교사로서 가정집에 드나들며 실제로 전해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짧은 1인칭 소설들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의 손을 빌어 쓰여진 이 이야기들은 <가장 보통의 이야기>라는 제목과는 달리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의 여러 단면들을 제시한다.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매일 무심코 사는 삶이면서도 사실은 가장 닿기 어려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를 ‘보통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좌혜선은 제주에서 출생하여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제1회 개인전과 2015년 제2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0년 대만 국립국부기념관, 경기도 안산 단원전시관, 2012년 서울 이랜드스페이스, 2016년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의 그룹전 등에 참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