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국화를 '단순한 먹그림'으로 여겨온 것은 그림이 멈춰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이 그 앞에서 일찌감치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이상범의 먹빛 안개, 박생광의 터질 듯한 색채, 이응노의 실험적인 구성, 서세옥의 인간 군상, 그리고 이진주와 차현욱, 권세진, 이정 등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받아 새롭게 번역해낸 오늘의 언어들까지 이것들은 엄밀히 말해 모두 같은 장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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