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정, 세계는 세계화한다

허윤희, The Chosun Ilbo, 28 July 2025

한국 1세대 추상 조각을 대표하는 작가 엄태정이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개인전 ‘세계는 세계화한다’를 열고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한 장소에 조각을 놓는 것은 그 장소에 하나의 세계를 건립하는 것”이라고 했다. “옛날 마을 어귀에 솟대를 세우면, 솟대가 동네를 지키는 수호신이 됐습니다. 솟대 자체가 마법을 지니는 거죠. 하나의 조각이 세워지면 그 안에 내재된 마법 같은 힘이 기존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는 거예요.” 전시 제목은 20세기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의 말에서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