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도를 낮춘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떤 존재와 맞닥뜨리게 된다. 엄태정은 이 형상에 '낯선 자'라는 이름과 함께 '은신처'의 장소성을 부여했다.(...) 산업 재료로 생산된 비금속이 주는 역동성은 그가 조각가로서 지니고 있던 물질에 대한 경외심을 한껏 배가하기에 충분했다. 일종의 연금술처럼 금속을 광물로 인식해 온 엄태정은 조각 형태 이전의 물질 자체에 함축된 시간성을 사유했다.
엄태정, 세계는 세계화한다
안소연, 아트인컬처, 1 August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