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 강렬한 장면 중 하나는 한국 작가 정강자의 ‘무체전’입니다. 검은 장막으로 둘러싼 공간에 들어서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머리에서 맴돌 새도 없이 펼쳐져요. 사이렌이 울리고 연기가 퍼지고 관객의 얼떨떨한 얼굴에 광선이 쏟아지는데요. 이윽고 공간을 울리는 작가의 목소리. “여러분은 지금 나의 작품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빛, 소리, 촉각 요소를 접목해 예술의 경험 방식을 확장한 이 작품은 1970년대 사회 분위기를 은유했다고 합니다. 당시 정치 선동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부에 의해 강제 철거되고 말았는데요. 고증을 통해 반세기 전 사라진 공간이 충실하게 복원됐습니다.
리움미술관과 보테가 베네타의 이상한 놀이터
13 May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