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8월20일 오후 정강자는 ‘무체전’(無體展)을 한다며 국립공보원 전시장에 검은 장막을 치고 요란한 공습 사이렌을 틀었다. ‘실체가 없다’는 뜻의 전시 제목과 달리 장막 속 사각 공간 안에 들어간 관객들은 바닥을 스멀스멀 감도는 허연 드라이아이스 연기에 휩싸인 채 소스라치듯 놀랐다. 마치 폐부를 찌르듯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 하고 가슴 벌렁거리게 하면서 귀를 울리는 사이렌 경보음은 당대 시민들의 일상을 옥죄는 소리였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This site uses cookies to help make it more useful to you. Please contact us to find out more about our Cookie Policy.